우리 동아리는 매 학기 전시회를 열었다. 때로는 다른 대학의 동아리들을 초청해 함께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는데, 그럴 때면 행사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 학생들뿐 아니라 교수님들과 외부 손님들도 많이 찾아와 작은 축제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전시회가 큰 규모로 열리는 해에는 총장님께서도 전시회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시며 지원금을 넉넉하게 마련해 주셨다. 덕분에 작품 전시는 물론 행사장 구성과 홍보까지 한층 수준 높은 전시회를 준비할 수 있었다.

전시회 기간에는 주로 1, 2학년 후배들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작품을 안내하고, 제작 과정과 의미를 설명하며, 방문객들의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했다. 하루 종일 서서 안내를 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후배들은 언제나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런 모습 덕분에 전시회를 찾은 사람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
아마 그런 이유였을 것이다. 같은 과 친구들은 전시회만 열리면 내 곁으로 와서 “저 후배 좀 소개해 줘.”, “한 번만 연결해 주면 안 되냐.“라며 나를 붙잡고 졸라대곤 했다. 심지어 전시회가 끝난 뒤에도 며칠씩 따라다니며 부탁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후배들에게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었다. 괜히 소개를 해줬다가 서로 난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기에 나는 웃으며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미안하다. 이미 남자친구가 있어.”
그 말을 들은 친구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후배들을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절 친구들의 장난스러운 부탁과 웃음소리까지도 모두 대학 시절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전시회를 준비하며 밤늦게까지 함께 작업하고, 행사 당일 분주하게 뛰어다니던 후배들의 모습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선명하게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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