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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vasMe-Once Upon Love

유경이네 가족 이야기

by 서창옥 : 전자공학자 2026. 7. 5.

유경이의 가족은 딸만 넷인 자매였다. 첫째 언니, 둘째 언니, 셋째인 유경이, 그리고 막내 소희. 아들이 없는 집이었지만 그 집안에는 언제나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유경이는 셋째였고, 막내 소희는 대학생이었다. 유경이 역시 미술을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겼다. 처음 유경이를 만났을 때도 그녀에게서는 차분함과 따뜻함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미소와 조용한 말투는 가족 안에서 자란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 주는 것 같았다.
어머님을 닮아서인지 네 자매 모두가 고운 인상을 지니고 있었다.

유경이의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신 뒤였다. 네 딸을 남겨 두고 세상을 떠난 아버지 대신, 어머님은 홀로 가족을 이끌어 오셨다고 했다. 어린 딸들을 키우며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견디셨을지는 짐작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경제적인 부담뿐 아니라 아이들의 교육과 생활까지 모두 책임져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자매들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 첫째 언니의 남편과 둘째 언니의 남편이 가족을 많이 도와주었다고 했다. 유경이는 형부들이 늘 가족을 아껴 주었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힘이 되어 주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려주곤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꼭 혈연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를 아끼고 책임지려는 마음이 있다면 그 또한 진정한 가족이었다.

첫째 형부는 한때 사법고시를 준비했지만, 결국 다른 길을 선택해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공직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했다. 비록 처음 목표했던 길은 아니었을지라도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 사람이었다. 나는 직접 뵌 적은 없었지만, 유경이의 이야기를 통해 책임감이 강하고 가족을 잘 챙기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둘째 언니와 형부는 서울의 한 대학 앞에서 복사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학생들이 리포트와 논문, 각종 자료를 복사하기 위해 복사집을 자주 찾던 시절이었다. 학교 앞 복사집은 늘 학생들로 붐볐고, 바쁜 날이면 쉴 틈도 없이 기계가 돌아갔다고 했다. 오래전에 세운상가에서 뵌적이 있었다. https://canvasme.tistory.com/m/37

세운상가에서 친구의 언니를 만나던 날

사귄지 여섯 달쯤 되었을 때였다.그때의 서울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컴퓨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세운상가는 일종의 성지 같은 곳이었다. 대기업에서 나오는 완제품 컴퓨터보다 직접 조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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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둘째 언니와 형부를 세운상가에서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그날은 짧은 만남이었지만 두 사람 모두 인상이 무척 부드러웠다. 형부는 말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분위기가 있었고, 둘째 언니 역시 웃는 얼굴이 참 따뜻했다. 처음 만나는 나를 자연스럽게 대해 주는 모습에서 유경이가 왜 가족 이야기를 할 때마다 자랑스러워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막내 소희와는 몇 번 만난 적이 있었고, 어머님과도 종종 통화를 하게 되었다. 어머님은 언제나 차분한 목소리로 안부를 물으셨다. 짧은 통화였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많은 고생을 하신 분이었지만 목소리에서는 원망이나 거친 기색보다 따뜻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신기했던 것은 네 자매 모두 성격이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사람마다 조금씩 개성은 달랐지만 기본적으로 모두 온순하고 예의가 바르며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목소리를 높여 다투거나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아마도 그것은 어머님의 영향이었을 것이다. 혼자서 네 딸을 키우며 무엇보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셨을 것이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서로를 배려하고, 욕심을 부리기보다 양보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배우며 자란 것 같았다.

유경이를 만나면서 나는 그 가족 전체가 하나의 따뜻한 울타리처럼 느껴졌다. 화려하거나 특별한 집안은 아니었지만 서로를 아끼고 믿으며 살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유경이가 따뜻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이 된 것은 어쩌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첫째 언니와 형부를 직접 만날 기회는 끝내 없었다. 그러나 유경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만으로도 그분들이 가족을 위해 얼마나 애쓰며 살아왔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보다 삶을 대하는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자매는 서로를 응원하며 성장했고, 어머님은 그 중심에서 가족을 지켜 오셨다. 그래서 유경이 가족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화목함’이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온 그들의 모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내 기억 속에 따뜻한 풍경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