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CanvasMe: Memories, Technology, and Life
  • CanvasMe: Memories, Technology, and Life
  • CanvasMe: Memories, Technology, and Life
CanvasMe-Once Upon Love

너무 늦게 알게 된 유경이의 마음

by 서창옥 : 전자공학자 2026. 7. 14.

유경이가 미대 4학년이 되면서 우리의 미래 이야기는 점점 현실적인 문제가 되었다. 이전에도 유학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번 했지만, 졸업이 가까워지면서 더 이상 막연한 꿈이 아니라 실제로 준비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유경이는 오래전부터 졸업 후 프랑스 유학을 꿈꾸고 있었다. 미술을 하는 사람에게 프랑스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었다. 미술의 본고장에서 공부하고 자신의 길을 넓혀 가고 싶었던 유경이의 꿈이었다.


나 역시 그 시기에 내 미래를 고민하고 있었다. 석사과정을 마친 뒤 대학원 선배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 입사해 일을 하고 있었고, 박사과정 진학도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결혼 이야기도 이전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나누게 되었다. 유경이는 졸업하면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유학을 준비해서 가자고 했다. 나도 그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유학 준비는 그 이전부터 함께 고민하고 있었다. 유경이는 나와 함께 가기 위해 미국 쪽으로도 알아보자고 했다. 자신의 원래 계획이었던 프랑스가 아니라, 우리 둘이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유경이가 프랑스를 포기하고 미국 유학을 고민했다는 것은 단순히 유학지를 바꾼 것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준비해 온 자신의 꿈과 방향을 다시 조정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것이 얼마나 큰 양보였는지 알지 못했다.

현실적인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우리 사이에는 여러 가지 고민이 생겼다.

당시 나는 국내 박사과정도 생각하고 있었다. 지도교수님께서는 “MIT나 Caltech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국내에서 박사과정을 해도 네가 하고자 하는 목표에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또 나는 결혼 후 바로 해외로 떠나는 것보다, 결혼하고 1년 정도는 한국에서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결혼 후 유학 준비는 계속하면서 실제 출국은 결혼 1년 후에 하면 어떻겠냐고 유경이에게 이야기했다. 물론 어머니 생각도, 어차피 유학갈생각이면 빠를 수록 좋지, 영철이,정오도(할머니 아들) 미국에 있으니 아버지가 연락해 놓으면 많이 도와 줄꺼다.  라고하시면서, 너희들이 결정하면 미리 알려 달라 하셨다.
하지만 유경이는 1년 후에 가자는 내말을 듣고 걱정했다.

“1년 한국에 있으면 우리는 유학 못 갈 거야.”

그 말은 단순한 반대가 아니었다. 유경이에게 그 1년은 너무나 중요한 시간이었다. 미술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유학은 단순히 장소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그 당시 동아리 후배 중에 미대 생들은  졸업 후 바로 유럽으로 떠나는 걸 종종 봐 왔었다.


반면 나에게 그 1년은 가족에 대한 마음과 현실적인 고민에서 나온 것이었다. 나는 부모님과 결혼 후 잠시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서로의 생각은 달랐지만, 누구 하나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달랐던 것이다.

그 일로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서로 사랑했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었으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에 서로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그 일은 우리에게 풀지 못 할 힘든 시간이 되었다. 이 일로 서로에게 오랜 고통을 주게되어, 헤어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시간이 흐른 뒤 나는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그 당시 유경이가 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양보를 했는지를.

우리가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유경이는 자신의 생각만 주장하지 않고, 나를 설득하고 함께 갈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나는 그때 유경이의 말은 들었지만, 그 마음과 눈빛까지는 읽지 못했다.

특히 지금 생각하면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프랑스 유학을 포기하고 미국을 생각했던 부분이다.

유경이에게 프랑스는 단순한 유학지가 아니었다. 오랫 동안 꿈꾸고 준비했던 곳이었다. 그런데도 나와 함께하기 위해 미국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고민했다.

그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또 내가 결혼 후 1년 동안 한국에 있자고 했던 것도 유경이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유학이라는 중요한 시기를 늦추는 것이 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유경이는 나에게 말했다.

“유학 다녀와서 우리가 부모님을 잘 모시면 되잖아.”


지금 생각하면 그 말에는 나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유경이는 끝까지 우리 둘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의 꿈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함께하는 미래를 위해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
조금만 더 유경이의 마음을 이해했더라면, 조금만 더 유경이의 입장에서 생각했더라면 우리의 이야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 답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유경이와 나는 그때 서로 사랑했고  유경이는 자신보다 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다.

— The End —


나를 진심으로 아껴 주고 사랑해 주었던 유경이가, 자신이 꿈꾸던 목표를 이루며 늘 사랑받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https://youtube.com/shorts/j5pto6QEZv8?si=8vi8oLqmXMZ4uKUC

ost

YouTube에서 마음에 드는 동영상과 음악을 감상하고, 직접 만든 콘텐츠를 업로드하여 친구, 가족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과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www.youtube.com